강원도 고성 여행길에 해마다 들리는 문어 위판장이 있다. 피문어 큰 놈 하나 사서 쟁여 놓으면 1년은 거뜬하기에 이런 매력에 빠져 더욱 찾게 되는 것 같다. 올해도 어김없이 방문하였는데, 올해 대왕문어를 비롯하여 전체적으로 문어 어획량이 줄어 비싸진 문어값으로 인해 조금 작은 문어를 살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맞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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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진항 문어 위판장 소개
대진항공중화장실로 검색하면 나오는 맞은편 부두에서 오전에 문어를 판매하고 있는 곳으로, 따로 알려져 있지 않아 아는 사람만 찾아오는 곳이다. 문어뿐만 아니라 한편에서는 그날 그날 잡아온 생선들에 대해서 경매가 이뤄지는 곳이다.
주소
강원 고성군 현내면 대진항길 97
운영시간
매일 07:00 - 12:00
기상이 좋지 않은 날은 배가 뜨지 않기에 영업하지 않음
판매 물품
피문어
소라
당일 잡아온 생선들
대진항 문어 위판장 피문어 구매
전날에 수산시장에서 요즘 문어가 많이 없어 가격이 비싸다는 말에 어느정도 생각을 하고 방문하였고, 정말로 내가 원하는 10kg 정도에 문어는 보이지 않았다. 항상 방문할 때마다 20kg 이상의 문어도 많이 보였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잠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대왕 문어가 없는 상태이기에 지금 구매할 수 있는 가장 큰 문어를 보여달라고 하였다. 4.2kg 짜리 문어도 작지 않지만 더 큰 문어를 사고 싶었기에 아쉬웠다. 판매하시는 사장님에게 물어보니 요즘 문어가 잡히지 않아 kg이 좀 나간다고 해도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아 똑같다고 하신다.
정말 잡아온 문어를 넣어 놓는 수족관도 텅텅 비어 있고, 크기도 다 작아서 이것저것 무게를 재 보았지만 4.2kg이 넘는 문어는 없었다.
어쩔 수 없이 4.2kg 문어를 구매하기로 하였다. 남들은 4kg 도 큰 문어라고 하겠지만, 난 이렇게 한 번 사면 1년 동안 먹을 문어이기에 15kg 이상되는 문어를 사야 한 해 먹을 문어를 저장해 놓을 수 있다. 앗~! 2024년 8월 동해안 피문어 가격은 kg 당 45,000 ~ 50,000원 정도에 시세가 형성돼있다. 큰 문어를 사게 되면 조금은 DC가 되겠지요?
문어 내장을 제거하고 민물에 문어를 쉐키쉐키 빨아서 끓는물에 풍덩 넣으면 끝이다. 어마무시한 크기에 냄비에 들어가니 문어가 더 작아 보이는 게 가슴이 아프다.
문어가 삶아지는동안 주변을 보니 오전에 방어잡이를 제대로 한 듯하다.
옆에서 전복소라, 대구, 참치 등을 팔고 계시는 이모님이 계셔서 전복소라를 구경하였다. 자연산 전복소라 20 미에 2만 원이라는 금액이 참 경이롭다. 전복소라가 머냐면 동해 바다 깊은 곳에서 채취하는 소라로 다른 소라에 비해 채취 난이도가 높아 얼마 나오지도 않으며, 먹었을 때 전복처럼 오독오독한 식감과 단맛이 좋다.
특히 회로 먹었을 때 소라중에는 가장 맛있지 않나 싶다. 그런데 회로 다 먹기에는 껍데기를 부셔야 해서 귀찮아 고민하다가 삶아 먹기로 하고 구매를 하기로 하였다. 구매하면서도 너무 싸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이모님이 이 금액에 절대 어디 가서 못 산다며, 하나는 바로 껍데기를 부셔서 회로 먹으라고 손질해 주셨다. 아들이랑 반 절 나눠서 민물에 헹궈 먹었는데 단맛도 단맛이지만 소라 식감이 대박이다.
그 사이 5분간 삶아진 문어가 나와서 물기를 제거하기 위해 걸려졌다. 내 입장에선 작다, 작아~! 사장님이 문어 물기를 빼시느라 나무젓가락으로 다리를 사정없이 찌르고 계신다.
맨 좌측의 문어가 우리가 구매한 문어이고, 가장 큰 사이즈이다. 15분여 정도 물을 빼고 준비해간 아이스박스에 문어를 넣고 냉매제를 듬뿍 올려서 포장하여 차에 실었다. 집까지 고고씽 ~!
대진항 피문어 저녁 식사 후기
집에 가져와서 도마위에 올려놓고 보니 생각보다 크다. ㅎㅎ 다리별로 잘라서 냉동실에 잘 보관해야 한다.
손질이 어렵지도 않거니와 우리 가족은 피문어 껍질을 그대로 먹기에 금방 준비가 되었다. 피문어 껍질이 별로라면 다 뜯어내고 드시면 된다. 문어도 이렇게 차려놓고 보니 부위가 많다.
문어 내장으로 아가미에 속하는 부위이다. 문어 한 마리에서 2개뿐이 나오지 않기에, 따로 부탁해서 사야 구매할 수 있는 부위다. 우리는 요거 요거 아주 맛있다는 걸 알기에 따로 부탁하였고, 양이 많지 않아 사장님이 서비스로 주셨다.
피문어 다리살로 좌측은 몸통쪽에 가까운 살로 껍질 일부 제거하였고, 우측은 다리 끝부분 살로 식감을 위해 껍질을 남겨둔 채 썰었다. 껍질 식감도 좋은데 질겨서 먹기 싫다고 하는 사람이 대부분인 걸로 알고 있어 대문어를 처음 먹는 사람에겐 껍질을 권하지 않는 쪽이 좋다.
피문어 내장과 머리가 이어지는 부위에 살로 내장을 뜯어내기 전에 붙어있는 살로 얼마 나오지 않는 부위다. 식감이 좋아 내가 선호하는 부위 중 하나이다.
머리살도 껍질은 안 먹는 사람이 태반인 걸로 알고 있다. 모든 영양소는 껍질에서 나오기에 나는 아주 맛있게 먹는다.
모두 준비가 완료되었으니 먹으면 된다. 얼마만에 먹는 피문어인가? 행복하다!
아가미부터 시작해서 다리끝살까지 초장과 기름장에 완벽한 저녁 술안주가 되었다. 전복소라도 먹고 싶었지만 소라는 삶아서 손질만 해놓고 나중에 먹는 걸로~~
피문어가 값비싼 음식이라 자주 먹기도 힘들고, 마트에서 파는 문어들은 식감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피문어 고장인 고성 대진항에 갔을 때 한 번 사서 냉동실에 쟁여두면 술안주로 아주 효자 노릇을 한다. 문어 좋아하시는 분들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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